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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연예계 미스터리 2제, '김광석-김성재 자살' 본문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계에는 유독 요절 가수가 많고, 숨진 이후엔 여지없이 온갖 추측과 소문이 꼬리를 문다. 가수 장덕은 오빠 장현과 함께 '현이와 덕이'로 활동하며 '첫사랑' '순정' '님떠난후' '사랑하지 않을래', 크리스마스 캐럴 등 애틋하면서도 밝고 명랑 쾌활한 노래를 많이 불렀다. 1990년 2월, 그가 28살의 나이로 숨졌을 때 경찰은 과로와 감기증세 때문에 과다복용한 약이 부작용을 일으켜 숨진 것으로 최종 결론 지었다.
하지만 그는 시한부 삶을 살고있던 오빠 병간호 등으로 힘들어했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택에서 치러진 장덕의 영결식은 가수 이태원의 사회로 남궁옥분 등 50여명의 동료 가수들의 오열 속에 진행돼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수면제를 먹고 잠든 장덕이 끝내 깨어나지 못한 충격은 자살설로 이어지며 세간의 관심을 더했다. 유작 앨범이 된 '예정된 시간을 위하여'는 그의 운명을 예언한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2000년대 이후 이은주 정다빈 유니 최진실 박용하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인기 부침에 따른 부담이나 경제적 이유 등으로 우울증을 겪다 삶을 포기해 안타까움을 샀다. 이들은 절정의 인기를 누린 뒤 대중적 관심이 멀어지거나 인기추락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가장 힘들어했다. 그런데 극단의 선택에 대한 실마리나 명쾌한 흔적이 없는 경우엔 사후에도 여전히 의혹과 미스터리로 남는다. 그 대표적인 주인공들이 바로 김성재와 김광석이다.
극단의 선택에 대한 실마리나 명쾌한 흔적이 없는 경우엔 사후에도 여전히 의혹과 미스터리로 남는다. 그 대표적인 주인공들이 바로 김성재(오른쪽)와 김광석(왼쪽)이다./더팩트 DB, 온라인 캡쳐◆ 연예계 대표적 미스터리 자살 사건 2제(二題), 故 김성재와 故 김광석
김성재는 듀스 해체 이후 미국에서 갓 귀국한 1995년 11월19일 SBS '생방송 TV가요 20'에 출연했다. 컴백 무대이자 첫 솔로앨범 '말하자면'을 발표한 시점이다. 방송출연을 마치고 숙소였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현 그랜드 힐튼 호텔 서울)로 돌아갔고, 다음 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김성재의 숙소에는 매니저와 백댄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발견 당시 김성재의 팔과 가슴에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성재의 사인을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사망한 '청장년 급사증후군'으로 판정했고, 경찰은 김성재의 사인을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했다. 자살설은 즉각 논란을 일으켰다.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위해 미국 흑인 백댄서까지 대동하고 귀국한 그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성재의 시신에서 동물마취제 졸레틸이 검출되자 경찰은 함께 있던 김성재의 여자친구를 출국금지하고 살인혐의로 긴급 구속한다.
법원은 이듬해 6월 1심에서 김성재의 여자친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지만, 11월에 있었던 항고심에서는 무죄를 선고한다. 그리고 사건 3년 뒤 3심에서 최종 무죄가 선고된다.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확정됐지만 의혹은 남았다. 김성재의 여자친구가 졸레틸을 사갔다는 동물병원장의 제보에도 주사기 등 물적 증거물이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 또 오른손잡이였던 김성재의 바늘자국 위치나 호텔 폐쇄회로 필름이 왜 지워졌는지도 의문이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김광석 저작권리는 합의를 통해 사후(2004년 사망) 서연 양에게 양도됐지만, 딸 서연 양 역시 3년 뒤인 2007년 사망했다. /영화 '김광석' 스틸더팩트 취재진이 지난 21일과 22일 찾아간 고 김광석의 미망인 서해순 씨의 경기도 용인 집 앞에는 2개의 택배 상품이 있었고, 수취인은 모두 '서해순'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임영무·문병희 기자, 영화 '김광석' 스틸◆ 서해순, 고 김광석 사후 시아버지 상대로 '저작권리 상속' 소송 제기
가수 고(故) 김광석의 자살에 대한 의혹과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은 2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그의 딸 서연 양 마저 이미 10년 전 숨진 사실이 밝혀진 뒤 김광석을 둘러싼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김광석은 1996년 1월 6일 새벽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고, 경찰은 부인 서해순 씨의 진술에 근거해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결론을 냈다. 이후 자살설은 가족과 지인들의 진상규명 요구, 서해순 씨의 석연찮은 행적 등으로 의혹을 샀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날 오후 그는 새 음반관련 계약을 체결했고, 저녁에는 절친 가수 박학기를 만나 이듬해 공연을 함께 하자고 제의하는 등 향후 음악활동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인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의문의 출발점은 전날 밤 늦게까지 팬미팅을 진행한 그가 왜 불과 몇 시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느냐는 대목이다. 물론 여기엔 자살 상황에 대한 서해순 씨의 일관되지 못한 설명도 한몫을 했다.
김광석은 생전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I·Ⅱ'와 '김광석 3·4집'에 대한 로열티 등 저작권을 아버지 김수영 씨에게 돌려 놓았다. 김광석 사후 그가 남긴 부동산을 소유한 서해순 씨는 저작권리에 대한 상속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합의를 통해 사후(2004년 사망) 서연 양에게 양도됐지만, 딸 서연 양 역시 3년 뒤인 2007년 사망했다. 서해순 씨는 왜 10년간 딸의 죽음을 감췄고, 평소 가족과 딸을 끔직히 사랑했던 김광석은 왜 단 한 장의 유서도 남기지 않았을까. 서해순 씨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김광석의 죽음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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