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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 그녀' 김선아 "예쁜 박복자, 의상과 조명 덕 봤다" 본문
'품위있는 그녀' 박복자役 김선아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배우 김선아(42)가 오랜시간 함께한 박복자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캐릭터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고백했다.
김선아는 지난 19일 종영된 종합 편성 채널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연출 김윤철)에서 강남 재벌가 며느리 우아진(김희선 분)의 삶을 동경, 욕망을 품고 우아진 시아버지 안태동(김용건 분)의 간병인으로 들어가 상류사회에 입성하는 박복자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해당 드라마에서 김선아는 탐욕에 물든 캐릭터의 바닥부터 정점까지의 감정선을 탁월하게 표현,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는 최종회에서 12.1%(닐슨코리아·유료 방송 가구·전국 기준)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김선아는 "힘들었다"고 운을 떼며 작품을 마친 오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배우 김선아는 종합 편성 채널 JTBC '품위있는 그녀'에서 박복자 캐릭터로 활약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전 제작 후 방송을 시청하는 기분이 어땠나. 시청률이 점점 상승한 것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방송 보면서 캐릭터 몰입과 일상생활 몰입이 왔다 갔다 해서 힘들었다. 촬영 회차가 거듭될수록 캐릭터 몰입으로 마음이 힘들었던 것처럼, 방송이 진행될수록 실제로 힘든 마음이 드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청률이 잘 나왔으면 하는 마음은 누구나 드는 감정일 거다. 그런데 숫자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아침마다 시청률을 확인하는 성격은 아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문자 받고 알았다. 작품이 좋았던 만큼 어느 정도 좋은 시청률을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시청률이 잘 나와서 정말 놀랐다.
- 죽은 캐릭터인 박복자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극을 이끌어갔다. 이런 설정이 연기 몰입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나.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작품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죽은 사람이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전개가 참 매력적이었다.
박복자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 이 캐릭터가 어렸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와서 지금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지 등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죽은 인물이 이야기를 해 나간다는 설정 자체는 연기하는 것에 별로 상관이 없었다.
- 박복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과 힘들었던 점은?
신경을 안 쓴 부분이 없다. 연기하면서도 이 인물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잘 모르겠더라. 후반부에 가서야 조금씩 진심인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극에서 박복자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데, 실제로 사투리를 사용하는 인물인지 아니면 연기를 해서 가짜로 쓰고 있는 것인지조차도 고민했다. 어떤 것이든 계속 물음표를 그으면서 연기했다. 그런 것들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질문을 굉장히 많이 던졌다.
박복자는 항상 혼자였기 때문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여자다. 그게 너무 안됐더라. 사람은 다 똑같은데 왜 등급이 매겨지는 건지. 박복자는 그 낙인을 지우고 싶을 뿐이었다. 등급이 다르고 태생이 다른, 부모 없이 자란 박복자는 정신과 마음이 10살에 멈춰서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돈이나 사치를 바랐던 것이 아니었을 거다. 가슴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고 마음이 아팠다.
결국 이 작품은 '사람이란 사랑에 부딪히면서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이 너무 좋았다.
배우 김선아는 '품위있는 그녀' 종영 후 더팩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런 엄청난 제작팀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배우로서 어마어마한 복"이라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박복자 캐릭터의 '외로움'을 공감하는가.
박복자의 외로운 마음을 다 공감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저 개인적으로, 혹은 배우로 살아가면서 외로운 감정이 드는 것은 맞다.
저도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저 나름대로 삶의 '룰'이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캐릭터에 몰입하려면 그 캐릭터의 삶을 살아야 하다 보니, 김선아라는 사람과는 잠시 작별인사를 하게 된다.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친구도 마음을 다 알기 어려운데, 몇 년을 이미 산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몇 달 그 캐릭터를 살면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으면 저는 캐릭터에게 미안해서 실제 친구들에게 캐릭터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 그래서 작품 할 때는 개인 생활을 많이 버려왔는데 그게 자신을 많이 외롭게 했다. 어쩌면 바보 같은 부분일 수 있겠다. 그런데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연기하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어떻게 보면 지독해 보일 수 있는데 저는 제가 모자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제 이런 점을 주변 사람들도 알고 있는데, 이제는 자신을 너무 압박하지 말라고 조언해서 조금씩 그러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저도 스스로 힘들다(웃음).
- 박복자 캐릭터가 상류 사회에 입성하면서 점점 예뻐졌다.
다 PD님의 계산이다. 진짜 엄청나다. 얼마나 조명의 덕을 봤는지 모른다(웃음). 의상도 한몫했다. 현장에서 대본 보면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메이크업, 헤어, 필요한 것 등 주변에서 다 도와주더라. 이것조차도 극 속 상류층의 생활을 이어가게 하려는 PD님의 엄청난 연출이었다고 하더라.
이런 엄청난 제작팀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배우로서 어마어마한 복이다. 배우의 감정과 함께 움직이는 카메라를 경험했다. 그런 요소들에 심장이 마구 뛰었다. 정말 신났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