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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in 싱가포르①] 첫 해외 출장, '천근만근'의 서막 본문
[더팩트ㅣ싱가포르=강수지 기자] 기자 선배들은 "기자도 좋은 시절이 있었지. 우리 때는 말이야…"라고 예전 이야기를 종종 한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이 '정킷(매체에 속한 기자, 평론가 등을 초청해 콘텐츠를 시사하고 관계자 인터뷰 등을 진행하는 일)'. 취재 환경에 제약이 많이 생겨 정킷이 드문 요즘, 드디어 첫 해외 출장 일정이 잡혔다.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이름하여 'See What's Next: Asia', 멀티 타이틀 라인업 이벤트다. 싱가포르 최대 명소인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진행된다는 소식이 기대감과 설렘을 배가시켰다. 비슷한 행사를 유럽 등 다른 대륙에서는 여러 차례 한 바 있으나 지난 2016년 넷플릭스 아시아 론칭 이후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시가총액 약 1천560억 달러(한화 174조 6천억 원)의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로 꼽힌다. 넷플릭스 측에서는 "넷플릭스는 유럽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고,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여러분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밝히며 아시아 태평양 11개국 매체들을 행사에 초대했다. 아시아 태평양 약 300매체 기자, 기업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가 참여하는 이틀간의 일정으로 참석자들에게 항공권, 숙소 등까지 제공했다.
해외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누리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마니아 층에게만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넷플릭스와 국내 수용자, 예비 수용자들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7일 늦은 시각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싱가포르 현지 직원들이 넷플릭스 행사 차 방문한 대한민국 기자들의 짐을 버스에 싣고 있다. /싱가포르=강수지 기자홍보대행사 측에 여권 사본을 제출하고, 넷플릭스 홈페이지 인증 절차 등 여러 절차를 마쳤음에도, 해외 출장이라는 점이 쉽사리 실감 나지 않았다. 매일의 업무가 바쁘다 보니 눈 깜짝할 새에 출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렇다, 출장을 간다. 그런데 해외라는 점을 망각했다.
급히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하고, 현지에 맞는 변압기를 준비했다. 출국 전날 저녁에도 연예계 관계자와 미팅을 했다. 다음 날 출장이기도 하고, 좋지 않은 컨디션에 일찍 귀가했으나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오니 밤 10시가 넘은 시각. 아뿔싸, 환전을 하지 않았다. 다행히 출국 당일에 부랴부랴 환전을 마쳤다.
출국 시각은 한국 시간으로 오후 4시 20분, 싱가포르에 도착하니 현지 시간으로 오후 11시가 됐다. 도착해 창밖을 슬쩍 보니 비가 내렸다. 공항 상황상 수하물 찾는 것이 늦어져 수하물은 오후 11시 50분에나 받았다.
넷플릭스의 초대로 싱가포르에 방문한 대한민국 기자들은 넷플릭스의 제공으로 팬 퍼시픽 호텔 싱가포르에 묵었다. /싱가포르=강수지 기자다음 항공편으로 싱가포르에 도착한 그룹과 함께 호텔에 도착했다. 한화 174조가 넘는 시가총액을 증명하듯 넷플릭스 측에서 제공한 5성급 호텔은 참으로 화려했다. 이번 행사에 많은 투자를 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보다는 마음이다. 세심한 마음. 체크인, 방에 들어오니 이튿날 오전 12시 38분이 됐다.
몸이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이때는 이 컨디션이 일정 가운데 가장 좋은 컨디션이었을 줄 알 리가 없었다. 방 커튼 너머로 번개가 치는 게 얼핏 보였다. 비행기에서 잠을 좀 잔 탓인지, 새로운 환경이 생소했던 것인지, 아니면 첫 출장에 여러 생각이 몰려왔던 것인지 오전 5시 50분에서야 잠에 들었다. 어떻게든 잠을 많이 자 뒀어야 했다. 이렇게 나의 첫 해외 출장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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