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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여성 히어로물 탄생…박훈정 감독 '新 문제작' 본문
'마녀', '신세계' 박훈정 감독 신작…6월27일 개봉[더팩트|박슬기 기자] 박훈정 감독이 또 하나의 문제작을 내놓았다. '신세계' 이후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그가 신인배우 김다미를 전면에 내세워 신선한 스릴러물을 완성했다.
'마녀'는 여성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슷한 색깔의 작품과 비교하자면 '범죄도시'의 마동석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원톱 슈퍼히어로물이다. 박 감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고생을 가장 강한 인물로 묘사했다.
비밀조직에서 탈출한 소녀 자윤은 노부부에게 발견되어 평범하게 살아간다. 공부면 공부, 그림이면 그림, 노래까지 못 하는 게 없는 효녀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산다. 가끔 등에 있는 의문의 표식으로 고통스러워하지만 자신을 보듬어주는 노부부와 절친한 친구 명희(고민시 분) 앞에서만큼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귀공자(최우식 분)와 자윤의 과거를 잘 알고 있는 듯한 닥터 백(조민수 분)과 미스터 최(박희순 분)가 나타나 자윤을 쫓는다. 자윤은 의문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박 감독은 티 없이 맑은 고등학생 소녀의 얼굴을 피로 물들인다. 자윤에게 피가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그의 힘은 더 강해진다. 그리고 누구도 덤비지 못하는 '마녀'가 된다. 박 감독은 뻔하지 않은 캐릭터 구성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방식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적절한 반전도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배우 김다미(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민수, 최우식, 박희순이 영화 '마녀'에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자윤 역을 연기한 김다미는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과 미묘한 표정 변화를 잘 살린다. 아울러 강력한 액션으로 새로운 '여성 슈퍼 히어로'를 만들었다. '마녀'는 강렬한 서사와 출연하는 모든 캐릭터가 가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신인으로서는 중심을 잡고 가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김다미는 중심을 잘 잡고 자윤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마녀'가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등의 연기력도 한 몫 한다. 조민수와 박희순은 베테랑 배우답게 존재만으로도 남다른 아우라를 풍긴다. 최우식도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다. 기분 나쁜 미소와 말투로 등장만으로 불쾌할 정도다. 연기 변신을 제대로 한듯하다. 특히 자윤의 친구 역을 맡은 고민시는 '신스틸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존재감을 뽐낸다. 어두운 '마녀'의 분위기를 환기해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마녀'는 박 감독의 기사회생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브이아이피'와 '대호'로 쓴맛을 봤던 박 감독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봐도 좋겠다. 배우들의 파괴력 있는 연기와 액션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27일 개봉이며 상영시간은 125분이다. 관람등급은 15세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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