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콕콕
[권혁기의 연예필담] 김구라 '김생민 조롱 논란', 대중이 분노하는 이유는? 본문
[더팩트|권혁기 기자] 집이 다소 먼 저는 사무실로 오전 9시 출근을 하려면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준비해야 합니다. 4호선 '지옥철'과 1호선을 갈아 타보면 앉아서 가는 것은 종점에 사는 사람들의 특권과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습니다. 한시간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는 것보다 달콤한 잠이 더욱 절실할 때도 있습니다.
'출첵'을 하고 오전 바쁜 기사를 처리하고 점심을 위해 식당가로 향하면 많은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죠.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조금 일찍 나와 매일 비슷한 메뉴 중에서도 고심에 고심을 더하다 생각이 나지 않으면 선택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후배에게 미루곤 하죠. 몰려오는 식곤증을 간신히 이겨내고 오후 업무에 집중하다 오후 6시쯤 다시 지하철로 향하다보면 마치 아침에 봤던 것 같은 인파들이 줄을 지어 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약속이 있다면 누군가를 만나고, 없으면 예쁜 와이프와 토끼 같은 아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월화수목금요일을 보내고 나면 꿀 같은 주말이 찾아오죠.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렇게 생할하고 있지만 제가 하는 일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학업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죠.
세상에는 왜 그렇게 갖고 싶은 게 자꾸만 나올까요? 차도 바꾸고 싶고, 컴퓨터도 최신으로 사고 싶고, 스마트폰도 더 '스마트한 폰'으로 갈아타고 싶습니다. 가족과 해외여행도 가고 싶죠. 하지만 그 모든 게 벌어들이는 돈과 비례해 소비할 여력이 될 때 가능한 것들입니다.
김구라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김생민을 조롱할 의도가 아니었으며 본인과 통화해 잘 얘기했다"고 말했다. /더팩트 DBMBC '라디오스타' MC 김구라가 방송인 김생민을 '조롱'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 김생민과 김응수 조민기 손미나가 출연했습니다. 김생민과 김응수는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조민기 손미나는 '욜로족'으로 섭외가 됐죠.
개그맨으로 데뷔를 했지만 개그맨보다는 전문 리포터의 이미지가 강한 김생민은 완벽에 가까운 절약형이었습니다. 매년 여름 휴가를 처제가 살고 있는 부산으로 정해 숙박비를 들이지 않고 모든 음식을 싸가 100원도 쓰지 않는다는 김생민인데요. 저는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지만 아끼고 모으는 모습은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김구라 등 '라디오스타' MC들은 김생민의 행동 등을 폄훼하고 핀잔을 줬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라디오스타' MC들은 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할 때 본분을 다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웃음을 위해 게스트를 저격하는 게 '라디오스타'의 매력이니까요. 가끔 도를 지나치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편집이 됐더라도)방송에서는 웃음이 만발했습니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김생민에 대한 조롱이라며 분노하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소시민들은 근검절약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한다는 데 있습니다. 한 두 번 '뭐 그렇게까지 아끼냐'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줄기차게 김생민에게 핀잔을 주는 모습은 대중에게 있어 자신의 삶이 조롱을 당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죠.
물론 '대인' 김생민은 "에피소드를 준비해오지 못한 저의 잘못이고 조롱은 가당치 않다"고 TV리포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심경을 밝혔습니다만 평소 '독설가' 이미지가 있던 김구라의 이번 발언은 비난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시청자들은 김구라에 대한 '라디오스타' 퇴출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의도가 어떻든 시청자들의 분노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