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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 도둑님' 김지훈 "감정 깊은 캐릭터…깊은 여운" 본문
'도둑놈, 도둑님' 한준희 役 배우 김지훈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배우 김지훈(36)이 한준희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시원섭섭한 소회를 드러냈다. 그리고 "발전해 나가겠다"는 겸손한 포부를 드러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지난 5일 종영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극본 손영목 차이영·연출 오경훈 장준호)은 대한민국을 조종하는 기득권 세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통쾌하게 다룬 드라마로, 50부작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김지훈은 해당 드라마에서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한준희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는 지난 2002년 KBS 드라마 '러빙 유'로 데뷔, '황금사과' '얼마나 좋길래' '꽃 찾으러 왔단다' '며느리 전성시대' '천추태후' '이웃집 꽃미남' '왔다! 장보리' '우리집에 사는 남자' 등 다채로운 드라마, '크라임씬3'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내공을 다져온 베태랑 배우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김지훈은 "앞으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긴 호흡으로 함께한 '도둑놈, 도둑님'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배우 김지훈은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서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한준희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종영 소감이 어떤가?
'도둑놈, 도둑님'을 사랑해주시고 한준희 캐릭터에 대해서 애정 갖고 지켜봐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한준희는 잊기 힘든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감정의 깊이가 정말 깊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사람'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쉽지만 드라마로 한 인물의 깊은 사연을 보여주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준희는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 아버지와 오해로 비롯된 감정의 골, 어머니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 아빠와 가족을 버리고 혼자서 빌어먹으면서까지 어렵게 공부해서 검사가 되는 전개, 그로 인해서 생겨난 인물의 드라마가 깊었다.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연기로 공감을 자아낼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쉽지 않았지만 연기자로서 희열도 있었다. 앞으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감정이 격렬하게 표현됐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더운 여름에 찍었던 장면인데 도둑질하다가 잡혀 온 아버지를 한준희가 먼저 알아보는 장면이 있었다. 도둑질을 했다는 것이 누명을 쓴 것이기는 했지만, 불같이 화가 나기도 했고 애처로운 마음도 들었다. 아버지와 재회했던 그 장면에서 한준희는 그간 쌓여있던 응어리를 토해냈다.
한 장면 더 얘기하자면 성인이 돼 검사되기 전에 어머니 수목장에 가서 넋두리하면서 오열하는 장면이 있다. 감정이 크게 분출되는 장면이었다. 첫 촬영으로 그 장면을 연기하게 됐는데 한 컷에 촬영했다. 감독님도 배려를 해줘서 카메라 두 대로 한 번에 촬영해 NG 없이 끝냈다. 첫 촬영인데 한 컷에 해서 뿌듯했고, 열심히 몰입해서 생각했던 만큼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 지현우 서현 임주은 등 출연배우들과 호흡,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배우들과 호흡이 참 잘 맞았다. 성인 연기자 남녀 네 명이 모여서 분쟁이나 다툼 없이 6개월 넘는 기간 촬영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모두 정말 착했다. 저도 착하지만 말이다(웃음). 세 배우와 함께 있으면 제가 제일 때 묻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기 또한 성실하게 하는 친구들이었다. 자기 분량도 열심히 하지만 배려심도 큰 친구들이었다. 각각 캐릭터의 감정 깊이가 크다 보니 촬영장에서 까불고 장난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소소하게 농담하고 연기 잘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감정이 잘 안 잡히면 도와주는 분위기였다.
또한 스태프분들이 배우들이 감정을 잘 잡을 수 있게 협조해줬다. 그래서 배우들이 감정을 분출하는 장면들을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배우 김지훈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다른 남성 배우들에 비해서 섬세한 것"이라고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을 꼽았다.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한 지 15년이 흘렀다. '롱런' 할 수 있는 비결, 무기가 있다면?
스스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다른 남성 배우들에 비해서 섬세한 게 장점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평가하기에 섬세한 연기의 완성도가 높다. 배우 대부분이 예민한 감수성을 갖고 있지만 저는 더 섬세하게 생각하고 연기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작품에 알게 모르게 녹아들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연기를 정해놓고 하는 것만큼 안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 배우의 연기에 따라 호흡을 맞춰서 표현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저는 한 캐릭터를 준비할 때 다채롭게 준비해본다. 섬세하게 여러 가지 형태로 준비해놓기도 하고 현장에서 적합한 연기를 펼치기도 한다. 대사를 표현할 때도 세밀하게 느낌을 바꿔가면서 표현해보기도 한다. 그런 작은 노력이 모여 결과적으로 풍성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 추리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3'에서 활약이 인상 깊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큰가?
예능 프로그램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한다. 대본이 없다 보니 말실수를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웃기기 위해서 과장을 하거나 좀 더 자극적으로 말을 한 것임에도 보는 이들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그런 부분에 시행착오를 겪었다. 앞으로 실수를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접근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웃음).
'크라임씬3'는 저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이었다.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됐고, 연기가 기반으로 된 예능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나를 버리고 주어진 캐릭터가 돼서 상황을 연기해 좋았다. 제가 순발력이 좋은 편이다(웃음). '크라임씬'은 즉흥적인 상황과 갑자기 터져 나오는 반전 속에서 연기로 상황을 재밌게 승화시키며 범인을 찾는 것이 규칙이었다. 머리를 쓰고 추리하고 주어진 단서들을 조합해서 범인을 찾는 것이 정말 재밌었다. 재미도 재미었지만, 쓸데없는 말을 한다든지, 실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저에게 참 최적화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연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는가?
심리학과를 전공한 것은 삶에 큰 자양분이 됐다. 인간적인 교류는 물론이고 일과 관련한 부분, 연기 등 모든 부분에서 좋은 작용을 한다.
- 앞으로 어떻게 연기 생활을 해 나가고 싶은가?
계속 지금처럼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고, 성실히 연기하면서 이미지를 향상하고 싶다. 지금은 주말극 안에 국한된 느낌이 있는데, 조금씩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게 목표다. 나중에는 제 이름을 내세운 영화를 개봉하게 될 수 있는 날도 오기를 바란다. 열심히 연기하면서 스스로 발전해 나가겠다(웃음).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